활동소식

[2026.5.6.] 공익법률센터 제1회 콜로퀴움 개최 —「글로벌 시대의 공익법 실천: 법정을 넘어, 공공의 질서를 설계하다」

작성자
공익법률센터
작성일
2026-05-15
조회
7666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는 2026년 5월 6일(수), 「글로벌 시대의 공익법 실천: 법정을 넘어, 공공의 질서를 설계하다(Public Interest Lawyering in a Global Age — Beyond the Courtroom: Law, Policy Formation, and Institutional Design)」를 주제로 제1회 콜로퀴움을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행사는 공익법률센터가 새롭게 시작하는 콜로퀴움 시리즈의 첫 자리로, 공익법을 개별 사건의 소송과 권리옹호에 한정하지 않고, 정책 형성, 규제 설계, 제도적 거버넌스의 차원에서 새롭게 사유해보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특히 오늘날 공익법이 사회문제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공의 질서와 제도의 형성 과정 자체에 어떻게 관여할 수 있는지를 함께 성찰하고 논의하는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뜻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제1회 콜로퀴움의 연사로는 전 세계 여러 국가와 국제기구에서 법, 경제발전, 제도적 거버넌스의 접점을 연구하고 실무를 수행해온 에르말 프라셰리(Ermal Frasheri) 교수를 모셨습니다. 프라셰리 교수는 강연에서 공익법 실천을 전통적인 소송과 옹호의 틀을 넘어, 정책과 제도 설계의 과정까지 포괄하는 실천으로 이해할 필요성을 제시하였습니다.


나아가 법은 단순히 주어진 규칙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회의 제도와 권한 구조를 형성하고 권력을 배분하는 ‘시스템 구성’의 언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오늘날 공익법의 핵심 과제가 시스템의 구조를 어떻게 공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설계할 것인지, 그리고 그러한 법적 틀을 정치·경제·사회적 현실과 어떻게 정합적으로 연결할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는 데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법적·배분적 선택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는 분쟁이 법정에 도달하기 훨씬 이전의 정책 형성과 제도 설계의 단계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짚으며, 공익법의 시야를 ‘사후적 대응’에서 ‘상류 단계의 구조적 선택’으로 확장해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강연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글로벌 시대의 조건 속에서 재조명하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프라셰리 교수는 오늘날 법이 점점 더 국경을 넘어 작동하고 있는 만큼, 공익법 실천 역시 각 사회가 직면한 구체적 과제를 국제적 규범과 정책 담론의 언어로 번역하고, 다시 글로벌한 경험과 기준을 개별 사회의 제도적·정치적 현실에 맞게 재구성하는 역량을 요구받는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작업은 역사·사회·경제·정치가 교차하는 현실을 함께 읽어내는 통합적 시야를 필요로 하며, 궁극적으로는 “law in books”와 “law in action”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수진 교수와의 토론으로 진행된 대담 세션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오늘날의 디지털 시장, 신기술 거버넌스, 나아가 법학교육의 맥락에서 갖는 함의가 심도 있게 논의되며 구체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대담에서는 공익법이 더 이상 특정한 분야나 방식에 한정된 실천이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적·제도적 환경 속에서 그 의미와 책임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고, 그러한 변화가 실제로 오늘의 법률가에게 어떠한 새로운 판단과 역할을 요구하는지를 드러내는 자리였습니다.


이수진 교수는 재정의된 공익법의 관점이 오늘의 현실에서는 어디에서 가장 첨예하게 문제 되는지를 짚어내었습니다. 특히 중요한 사회적 결정들이 이제는 국가의 공식적 규율이나 법원의 판단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플랫폼의 운영규칙,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둘러싼 구조, 자동화된 의사결정 환경 등 새로운 질서 형성의 장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논의하면서, 공익법의 문제의식이 오늘날의 기술적·사적 거버넌스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울러 이수진 교수는 이러한 논의를 오늘의 법률가가 실제로 마주하는 판단의 장면으로 끌어내어, 공익법의 확장된 역할은 법률가에게 단순한 법리 해석을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와 상충하는 가치가 교차하는 장면에서 여러 선택지와 그 결과를 식별하고, 공공의 관점에서 더 책임 있는 제도적 판단을 구성할 수 있는 역량을 요구하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이는 공익법을 하나의 전문 분야로만 바라보는 시각을 넘어, 오늘날 법률가 일반에게 필요한 판단 능력과 직업윤리,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법학교육의 방향까지 함께 성찰하게 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습니다.


이번 콜로퀴움은 공익법률센터가 앞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학술적·실천적 문제의식을 처음으로 공론화한 자리로서, 공익법의 역할을 글로벌 환경, 제도 설계, 디지털 거버넌스의 변화 속에서 다시 생각하고, 공익법이 더 이상 국내적·사후적 권리구제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한 상호의존과 복합적 거버넌스 환경 속에서 공공의 방향과 제도적 기반을 앞서 형성하는 ‘능동적 실천’임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특히 프라셰리 교수의 강연과 이수진 교수의 대담은, 오늘의 법률가가 단지 법을 해석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어떤 구조를 만들고 어떤 판단을 구성해야 하는지를 물으며, 참석한 법률가와 예비 법조인 모두에게 공익법의 확장된 가능성과 법률가의 사회적 책임을 함께 생각해보도록 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공익법률센터는 앞으로도 콜로퀴움 시리즈를 통해 공익법의 새로운 지평을 탐색하고, 법적 실천이 사회적 가치와 제도적 기반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