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매일경제 / 2019. 6. 16.] 서울大 - 하버드大 로스쿨 `공익법률활동` 교류한다
[단독] 서울大 - 하버드大 로스쿨 `공익법률활동` 교류한다
이르면 내년부터 10명 규모
공익소송 참여수업 의무화
사회적 책임의식 육성 초점
김희래 기자입력 : 2019.06.16 17:49:24 수정 : 2019.06.16 17:51:18
대형 로펌 취직을 위한 과열 경쟁, 변호사시험 위주 수강 신청 등 로스쿨이 `변시 학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 로스쿨이 학생들을 사회적 인재로 키우기 위한 실험에 나섰다.
16일 서울대 로스쿨에 따르면 서울대 로스쿨 원장단은 지난달 20일 알렉사 샤비코프 하버드대 로스쿨 공익 담당 부학장과 안나 크로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관악캠퍼스로 초청해 비공개 회동을 하고 두 학교 간 학생 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방학 기간을 활용한 `공익법률활동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로스쿨의 공익법률활동 학생 교류는 이르면 내년 여름방학부터 양측에서 각각 10명 규모로 시작될 전망이다.
학생들은 상대 학교에서 한 달가량 공부하며 공익 소송에 참여하거나 지역 주민들의 무료 법률 상담을 수행하게 된다. 학생들이 실제 공익 소송을 대리하도록 하는 임상법학교육이나 사회 소외계층에게 무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보노(Probono) 활동은 미국 로스쿨에서는 이미 일반화돼 있는 교육과정이다. 스탠퍼드대 로스쿨은 여기에 한 학기를 통째로 할애하기도 한다.
서울대 로스쿨은 과목 이수 요건도 변경할 예정이다. 서울대 공익리걸클리닉센터 주도로 진행하는 임상법학교육을 학생들이 2학년부터 의무 수강하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로스쿨 관계자는 "로스쿨 도입 이후 예비 법률가들의 사회적 책임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며 "교육과정 혁신을 통해 로스쿨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로스쿨의 이 같은 실험에 대해 로스쿨 재학생들은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서울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H씨는 "학생들 대다수는 로스쿨 진학에 들인 비용과 시간을 하루라도 빨리 보상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다"며 "취지는 좋지만 저런 프로그램이 생긴다고 없던 공익적 마인드가 갑자기 생길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있다면 좋은 성과가 나겠지만 그것은 인센티브 때문이지 공익을 위한 선택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서울 타 대학 로스쿨에 재학 중인 P씨(30)는 "하버드 로스쿨 학생들과 함께 소송을 준비하거나 법률상담을 진행하는 경험 자체가 큰 이득일 것 같다"며 "만약 우리 학교에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신청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