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2023.06.30./ 팝콘뉴스] [직업의 세계] '장애인 인권을 위해 앞장서는'... 김재왕 변호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7-03
조회
92

(팝콘뉴스=최선실 기자) [편집자 주: 직업이란 무엇일까? 직업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기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 기간 계속해 종사하는 일을 말한다. 즉, 누군가의 도움 없이 자신의 힘으로 먹고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나의 직업이 생계를 넘어 의미를 갖고, 더 나아가 내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면,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가 분명해지지 않을까.]


개인 간의 다툼에 관련된 민사사건과 범죄 사건에 관련된 형사사건이 발생한 경우 개인이나 단체를 대신해 소송을 제기하거나 재판에서 그들을 변호해주는 '변호사'. 여기 장애인을 대신해 소송을 제기하거나 그들을 보호해주는, 장애인 인권을 위해 앞장서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김재왕 씨다. [직업의 세계]에서는 변호사 김재왕 씨를 만나보고자 한다.


(사진=김재왕 변호사 제공)  ©팝콘뉴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에서 일하는 변호사 김재왕 씨. 김 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상담을 하다가 변호사 공부를 하고자 로스쿨에 입학했다. 로스쿨 졸업 후 김 씨는 변호사라는 이름을 걸고, 장애인 인권을 위해 힘쓰기 시작했다.


"대학교 졸업 후 친구의 추천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상담을 하게 됐어요. 저의 첫 사회생활이었죠. 상담 일이 잘 맞을 것 같아 그 일을 선택했어요. 어느 날 직장을 잘 다니고 있다가 주변에서 로스쿨 제도가 생겼다는 거예요. 그래서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 공부했고, 다행히 서울대학교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게 됐죠.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게 됐고요. 그 이후에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장애인 입법활동과 장애인차별구제 소송을 위해 힘써왔어요. 최근(2023년 3월)에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로 이직을 하여 장애인 인권을 위한 소송 외에도 학생들에게 임상법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김 씨는 공익인권변호사 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다.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김 씨에게 어떤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물었다.


"공익인권변호사 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은 기업이 인권 침해를 하지 않도록 기업과 인권, 성소수자가 함께하는 좋은 세상을 위해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인권, 공적자아와 사회를 형성하는 기본권을 위해 집회의 자유 활동을 하고 있고요. 장애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한 장애 인권, 공익 소송과 인권단체 운영 및 법률 지원을 위해 공익인권법 일반 활동도 하고 있어요. 저는 주로 장애 인권을 위해 힘써왔는데요. 2015년 '시각장애인이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을 구매하고 비장애인 동반자와 함께 놀이기구 등을 타려고 하다가 제지당한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그 일을 접하고 사실 너무 놀랐거든요. 보호자와 함께 탑승하면 시각장애인이 놀이기구를 탄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희망을 만드는 법 직원들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함께 '에버랜드에서 놀이기구 탑승을 거부당한 시각장애인을 대리하여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하게 됐어요. 더불어 '시각장애인 탑승 제한을 규정한 가이드북의 시정을 청구하는 소송'도 진행하였고요. 그 이후 에버랜드 측은 안전상의 이유로 시각장애인이 탑승할 수 없다는 결론만 내세웠죠. 저희 직원들과 재판부는 결국 에버랜드에서 안전 여부에 대한 현장 검증을 하게 됐는데요. 현장 검증을 해보니 시각장애인이 놀이기구를 타는 것이 안전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고요. 또한 비상탈출 과정에서도 정상적으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2015년 1심에서 저희가 승리했지만, 아직도 2심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지금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장애인 인권을 위해 힘쓰다 보면 더 좋은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로스쿨의 교육과정은 3년이다. 로스쿨은 3년 안에 기존 법과대학 4년의 커리큘럼, 사법연수원 1년 치의 커리큘럼, 미국 로스쿨 특유의 과목을 소화해야 하는 빡빡한 과정으로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스쿨 졸업 후에는 변호사 시험에도 합격해야 한다. 로스쿨에 다니면서 그리고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김 씨는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대학교 졸업 무렵에 시신경이 안 좋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이후 2003년에는 시각장애 판정을 받고 시각장애인이 됐고요. 2009년에는 로스쿨에 입학했어요. 시각장애가 있다 보니 공부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죠. 눈으로 책을 볼 수 없으니 음성파일로 공부를 했어요. 법학 과목은 특히 음성파일을 구하기 어렵거든요. 저만의 방법으로 음성파일을 만들어서 법학 공부를 해나갔죠. 지금도 여전히 변호사 일을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법학 공부를 하면서 시각장애로 인해 어려운 점도 있지만 꾸준히 공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공부하면서 부모님, 친구, 아내에게도 큰 도움을 받았죠. 그분들이 있었기에 힘들어도 참고, 견디고, 지금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 씨는 장애인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10년 넘게 달려왔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장애인 인권 보장을 위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김 씨의 의견을 들었다.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죠. 이웃들이 장애인을 조금 더 관대하게, 따뜻하게 바라봐줬으면 해요. 지금도 장애인을 인격체로 존중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터질 때마다 어른들은 장애인 당사자 말고 장애인 부모의 이야기를 듣는 편이죠. 장애인에게도 그들만의 의견과 생각이 있거든요. 장애인 당사자의 이야기에 진정으로 귀 기울여주는 사회가 됐으면 해요. 선진국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조화롭게 살기를 원하고, 그러한 삶을 위해 인권과 복지정책도 잘 마련돼 있어요. 우리나라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뿐만 아니라 장애인 인권과 복지정책을 위해 조금만 더 힘써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변호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제가 변호사가 되기까지 친구, 아내, 부모님의 도움과 헌신이 있었죠. 그분들의 선한 영향력으로 지금의 제가 존재하는 것 같아요. 그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이제 제가 돌려줄 차례죠. 선한 영향력으로 친구, 아내, 부모님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요. 변호사로서 선한 영향력을 끼쳐 장애인 인권을 위해 앞장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현재 변호사 일 외에도 서울대학교 로스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거든요. 학생들에게는 비전을 주는 교수님이 됐으면 해요."


고도원 저자의 '고도원 정신'이라는 책 속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언제든 절벽을 만납니다. 천길만길 낭떠러지에서 길을 잃게 됩니다. 절망은 금물입니다. 희망을 갖되 초희망, 절대 희망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반드시 길은 있습니다. 한 개의 길이 막히면 열 개, 백 개, 천 개의 길이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김 씨는 시각장애라는 절벽을 만났다. 하지만 절망하지 않고 초희망을 품었다. 결국 김 씨는 한 개의 길, 여러 개의 길을 뚫고 변호사라는 가치 있는 일을 경험하게 되었다. 오늘도 초희망으로 자신의 길을 멋지게 걸어가는 김 씨. 앞으로 더 좋은 일만 있기를 힘차게 응원한다. [팝콘뉴스]


출처 : 팝콘뉴스(http://www.popcorn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