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2025.01.11./ 법률신문] 법률상담 838건 소송지원 109건 … 그늘진 곳 밝히는 이들
작성자
리걸 클리닉센터
작성일
2025-01-11
조회
14
서울대 로스쿨 공익법률센터 출범 6주년
공익펠로우 변호사 인터뷰
지역사회와 연계 법률구조 활동
로스쿨 학생들 공적 가치 습득 도와
공익펠로우 변호사 인터뷰
지역사회와 연계 법률구조 활동
로스쿨 학생들 공적 가치 습득 도와
서울대 로스쿨 공익법률센터에서 공익펠로우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양현준(사진 왼쪽), 김산하 변호사. <사진=백성현 기자>
서울대학교 로스쿨 공익법률센터(SNU Public Interest & Legal Clinic Center, 센터장 이우영 교수) 출범 6주년을 맞는다. 공익법률센터는 '리걸클리닉센터'를 확대 개편하여 2019년 3월 새롭게 출범했다.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에 대한 임상법학(리걸클리닉) 교육과 학생들의 프로보노(Pro bono공익) 활동 지원, 공익진로개발 및 지도, 지역사회와 연계한 법률구조 활동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센터는 학생들이 실제 사건을 통해 법률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배양하도록 돕고, 공익법무실습 프로그램과 다양한 법률관련 프로보노 활동을 통해 법조인으로서 지녀야 할 공적 가치·윤리, 전문가로서의 책임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학내 구성원과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법률구조 활동 및 공공입법 정책 제안 등의 활동으로 로스쿨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있다.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법률상담과 공익소송을 지원하는 공익법률센터는 지난 5년간 법률상담 총 838건, 소송지원 총 109건을 수행했다. 센터에서 수행한 모든 법률상담과 공익소송에는 로스쿨 학생들이 참여했다. 최근 승소 사례는 명예살인 위협을 받던 파키스탄 출신 이주민의 난민 인정을 위한 행정소송, 미신고시설에서 학대피해로 숨진 장애인의 손해배상청구소송, 명의도용 피해 결혼이주여성의 채무에 대한 민사소송, 전동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과실치상 사건에 대한 형사변론 등이다.
법률상담과 공익소송 이외에도 다양한 법률봉사 활동을 연중 상시 기획해 학생들이 학점과 무관하게 공익적인 법무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보노 활동으로는 미혼모단체와 함께 '미혼모부를 위한 법률매뉴얼 제작', 시각장애인 구성원의 학내 이동권 실태조사, 아동복지시설을 찾아가는 자립준비청년 법률교육, 난민신청자 법률조력, 법률상담 지원단 등이 있다.
이 밖에도 공익법률센터는 임상법학 과목을 통해 로스쿨 학생들이 실제 소송 사건을 수행하며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을 파악하고 로스쿨에서 배운 법 이론과 판례를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임상법학을 전담하는 임상교수와 지도변호사가 센터에 상주하며 학생들이 실제 법률상담에 참여하고 진행 중인 공익소송에 필요한 법률서면을 작성해 실제 법원에 제출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서울대 로스쿨에는 매 학기마다 장애인권클리닉, 아동인권클리닉. 노동법클리닉, 법률구조클리닉, 이주와 난민 클리닉, 국가배상 클리닉, 성폭력 및 아동학대범죄 피해자 클리닉, 사회적 경제 클리닉, 민사법 클리닉 등 한 학기 기준 10개 이상의 임상법학(클리닉) 수업이 개설돼 운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공익진로를 개발하고 지원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로스쿨 졸업 후 다양한 공익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로스쿨 1학년 재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한 동계 공익법무실습, 학부생 대상 공익법캠프, 전국 로스쿨 대상 예비법률가 공익인권프로그램 등 공익법 교육을 진행한다.
또 장래 공익 분야에서 활동할 변호사를 지원하고 양성하기 위해 신입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공익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익펠로우십 프로그램은 로스쿨을 졸업 하고 공익법무분야로 진출해 공익전담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선발된 변호사는 최장 2년간 센터 소속으로서 자신이 설계한 공익 분야에서 활동을 수행하며 이에 필요한 교육과 훈련 기회를 제공받는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9명의 공익펠로우 변호사가 센터의 지원을 받아 정보인권, 성폭력피해자 지원, 북한이탈지문 지원, 장애인권, 플랫폼 창작 노동자 지원 활동을 수행다. 현재 2024년 5월에 선발된 5기 펠로우 변호사 2명이 활동 중이다.
법률신문은 5월부터 공익펠로우 변호사로 활동 중인 김산하(변호사시험 13회), 양현준(변시 13회) 변호사를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산하 공익펠로우 변호사… 장애인권과 반빈곤 분야에서 공익활동 수행
- 공익펠로우 변호사로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장애인권 분야에서는 '장애인차별상담전화 1577-1330 평지'를 운영하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함께하고 있다. 접수된 차별사례들을 해결하기 위해 주 1회 회의를 하는데, 이에 참여하고 있다. 월 1회 법률지원단의 모든 변호사님과 함께 전체 사례회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반빈곤 분야는 '기초생활보장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빈곤사회연대'와 함께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수급자 거리상담,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생활보장위원회 회의 관련 대응 등을 함께했고, 지난달 20일에 이루어진 홈리스추모제 기획에도 일부 참여했다.
이밖에 활동가가 집회나 시위에 나가 기소된 형사사건 등에 대한 사건을 수임해 대응하고 있다.
공익펠로우변호사의 목표는 펠로우 기간이 끝난 후 공익변호사로 자립해 나가는 것이다. 일종의 인큐베이팅 단계에 있는 셈인데, 공익펠로우 변호사로 일하며 활동분야에서 다양한 단체와 활동가분들을 만나고 앞으로 그 분야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여러 사건을 접하며 공익변호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역량을 길러야 하고 어떤 경험을 쌓아야 하는지 배우고 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활동을 시작한 초기에 반빈곤 영역 활동으로 거리상담을 몇 차례 나갔다. 이제 막 변호사가 된 신입인데 상담을 하려니 당황스러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수급자들을 만날 만한 곳에서 진행했는데, 법을 알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질문하는 사안들이 이미 어떻게 손을 댈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지원 계기는 무엇이었나.
재학 시절 공익법률센터에서 진행하는 동계 공익법무실습, 프로보노, 각종 강연 등 여러 행사에 참여했지만 가장 의미 있고 특별한 경험은 한 학기 동안 공익조교로 활동한 것이다. 공익조교는 실무수습을 5개월로 늘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학생들에게 공익변호사 활동을 접하게 해주는 것이 목표인 자리이다. 때문에 다양한 실제 사건을 맡을 수 있었다. 지도변호사와 함께 상담도 진행해 보고, 직접 소장을 작성한 사건의 선고를 듣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조교를 하는 동안 임상교수, 지도변호사, 공익펠로우 변호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소수자 이슈와 인권 문제에 관심이 있었지만 전업 공익변호사로 일하는 것은 시작하기도, 이어가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목표로 삼지 않았다. 그런데 로스쿨 친구였던 양현준 변호사가 '공익변호사 일을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이 알고 있는 정보들과 여러 계획을 들려주었고, 확고한 꿈을 꾸는 친구를 보며 제 걱정만큼 불안해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일단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졸업 후 바로 공익변호사의 길에 뛰어들게 됐다.
- 공익펠로우 변호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주고 싶은 조언은 있다면.
공익펠로우변호사는 보통 4월 중에 공고를 내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5월부터 근무하기 시작한다. 1차 서류심사에서는 자기소개서와 활동계획서를 제출하고, 2차로 면접이 있다. 공익펠로우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활동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미리 관심 분야에 어떤 단체들이 있는지,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는지 알아보고, 가능하면 실제 상황까지 알아보시는 것이 좋다. 공익펠로우변호사는 끊임없이 고민하는 자리인 만큼, 펠로우가 되고 끝이 아니라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하려는 일을 찾고 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고 선택하면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이밖에 하고 싶은 말은.
공익펠로우변호사는 매해 두 자리가 나지만, 다른 공익법활동 단체들은 대체로 자리가 없다. 상근변호사가 필요해도 한 명을 추가 채용할 여력이 없어 포기하는 시민단체도 많다. 소수자약자를 포함한 모두의 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그 노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자금, 교육 등 여러 측면에서 지원이 필요하다. 많은 분들께 관심을 부탁드리고 싶다.

◇양현준 공익펠로우 변호사… 노동인권·기업과 인권 분야에서 공익활동 수행
- 공익펠로우 변호사로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기업과 인권' 분야에서 '기업과 인권 네트워크' 활동을 하고 있다. 기업이 공급망 등 가치사슬 전반에 있어 국경을 넘어 행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 환경 파괴 문제에 대응하는 데 관심이 많다.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이 연루된 캄보디아 마이크로파이낸스에서의 인권 침해 문제에 대하여 현지조사를 다녀왔다. 9월에는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UN 기업과 인권 포럼에, 11월에는 제네바에서 열린 UN 기업과 인권 포럼에 참석했다. 제네바에서는 일본, 대만의 활동가들과 함께 동아시아의 기업과 인권 문제를 알리고 공급망 실사법 도입을 촉구하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노동권' 분야에서는 '직장갑질119'에서 활동 중이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상담과 이메일 상담을 통해 노동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제공한다. 매주 들어온 이메일 상담을 살펴보는 회의에 참여해서 최근 노동 문제의 추세를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이 밖에도 '아프면 쉴 권리 공동행동(준)'에서도 활동하며 아픈 사람이 일을 쉴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유급병가와 상병급여(상병수당)의 법제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입법안을 마련하고, 국회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국회의원실을 만나 입법안 발의를 위해 협력하는 활동을 한다. 송무 활동으로는 센터의 최정은 임상교수와 함께 배달 라이더 근로자성 인정을 위한 소송의 항소심 대리인단에 함께하고 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2024년 8월에 간 캄보디아 출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로스쿨 지원 자기소개서에 '기업과 인권' 분야 공익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기재했다. 기업과 인권 분야 활동과 관련해 한국기업의 해외에서의 인권침해 연루 사안에 대해 시민단체가 현지조사를 하는 것에 함께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다. 과연 현지조사를 갈 날이 있을지 확신이 없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공익펠로우변호사가 되자마자 기업과 인권네트워크에서 나에게도 기회를 주어 함께할 수 있었다. 마이크로파이낸스 채무자들의 사연에 마음이 아팠는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답답했다. 이런 고민은 계속 안고 갈 것 같다.
- 지원 계기는 무엇이었나.
공익법률센터에서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동계공익법무실습에 참여해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에서 실무수습을 진행했다. 인문사회계 대학원생의 노동 실태를 알아보는 학생 기획 프로보노에 함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몰입한 경험은 2학년 때의 공익조교 활동이다. 가사 소송구조 사건에서의 소장 작성, 난민 소송에서 입증자료로 제출하는 해외 자료 번역, 장애인 노동착취 사건 판결 정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공익변호사의 업무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특히 일본 와세다 대학교와의 리걸클리닉 교류사업을 위한 출장에 함께해 한국 로스쿨에서의 임상법학을 수강한 경험을 발표하고, 일본 로스쿨에서는 어떻게 학생들과 공익활동을 진행하는지를 듣기도 했다. 공익조교로 일하면서 공익펠로우변호사로 일하는 선배들과 교류했고, 하고 싶은 활동이 확실하다면 지원해 보는 것도 좋다는 조언도 들었다. 공익펠로우변호사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공익펠로우변호사 지원을 생각하게 됐다.
- 공익펠로우 변호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활동계획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고, 관련된 단체 등에도 미리 연락을 해봐서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인지 미리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계획이 구체화되어있지 않더라도 공익펠로우변호사가 되고 나면 센터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 이밖에 하고 싶은 말은.
공익펠로우변호사 프로그램이 참 좋다고 생각한다. 1~2년간 센터의 보호 아래 여러 활동을 진행해 보면서 공익인권 분야의 진로를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익펠로우 변호사로 활동하며 앞으로의 공익인권 분야에서의 활동을 설계하고 그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 받을 수 있다. 공익펠로우변호사 스스로 활동계획을 세워서 활동하고, 센터 구성원분들이 계획과 활동에 대한 피드백과 조언을 받는 구조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무엇보다 공익전담변호사 일자리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련 링크 : https://www.lawtimes.co.kr/news/204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