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활동 · 참가 후기


[제2기 공익조교 활동소감문]_김나형 조교

작성자
리걸 클리닉센터
작성일
2021-01-04
조회
10

행복했던 공익법률센터 조교활동을 마치며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11기 김나형



 

3개월간의 바쁜 학기를 마치고 나니 어느새 공익법률센터에서의 조교 활동도 마무리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지난 3개월을 돌이켜보면, 공익법률센터에서의 조교 활동을 통해 로스쿨 학생으로서 어디에서도 해볼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얻었습니다. 배우고 얻은 것이 너무 많아 제가 급여를 받아도 되는 것인지, 오히려 제가 이런 배움의 기회를 얻어 센터에 수업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어떤 활동을 하는지?

제가 맡은 업무는 크게 소송, 헌법소원에 필요한 자료 정리, 법률상담이 주를 이루었고 부수적으로 센터의 다른 업무를 보조하였습니다. 일단 공익법률센터에서 진행하는 소송이나 헌법소원에 필요한 자료 리서치와 번역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주로 난민소송, 이주아동구금사건과 관련된 업무를 부여받았습니다. 센터로 접수되는 법률상담 사건에 대한 리서치와 상담에도 참여했습니다. 제가 맡았던 사건은 여러 건의 임대차 분쟁, 산업재해, 디자인상표 등의 사건이었고, 의뢰인과의 상담에 변호사님과 함께 3회 참여했습니다. 그 밖에 조인영 교수님, 김주영 교수님께서 담당하시는 조정클리닉 사건을 검토해보고 아쉽게 무산되었지만 당사자에게 연락하여 기일을 잡아보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이외에 센터의 뉴스레터에 싣는 소라미 교수님과의 인터뷰, 공익법무실습 책자 정리 및 센터에서 주최하는 공익테이블의 방향에 대한 회의와 후기 작성을 하기도 했습니다. 따로 소라미 교수님과 성폭력 사건의 판례를 정리해 성폭력사건의 유형별 쟁점과 주요 증거들, 증거들의 증거능력, 증명력 판단 방법, 양형에 대한 실무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 학기 중 중간중간 공익에 관심이 있는 로스쿨 학생들의 의견을 센터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 활동을 통해 얻은 것들

 일단 공익법률센터에 계신 김주영 센터장님, 소라미 교수님, (지금은 법원으로 떠나신)김재원 변호사님, 김남희 변호사님, 윤지영 변호사님, 오진숙 변호사님, 오정미 변호사님 모두 인품, 실력 모든 면에서 뛰어나셔서 업무를 맡겨주시고 피드백을 해주시는 과정에서 업무 내용 자체에 대해, 그리고 변호사로서 필요한 역량들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직접 업무를 맡겨주시지 않은 변호사님들과도 대화를 하며, 그리고 다른 변호사님과 사건에 대해 대화하시는 것을 옆에서 들으면서 사건의 쟁점을 찾아 해결하는 과정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변호사님들께 모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업무 자체에서는, 자료 리서치와 해외 문언 번역을 통해서 소송에서 자료로 사용되는 좋은 텍스트를 직접 번역해보고 내용을 소화하는 경험이 난민, 구금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었습니다. 성폭력 판례를 정리하면서 성범죄의 유형별 쟁점과 중요한 증거들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실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번 학기에 형사재판실무를 수강하다 보니 학업에도 큰 도움이 되었는데, 성범죄는 특성상 증거의 증명력 판단이나 증거능력 판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쟁점과 관련된 다양한 판례를 정리해보면서 형사재판실무 수업의 사실인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상담 사건을 맡으며 다양한 사건들에 대해 직접 조사해보고 제가 배운 지식이 현실의 분쟁 해결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임대차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건들은 제가 교과서에서 배운 정형화된 유형의 법리로만 포섭하기는 어려웠고, 아예 동일한 판례가 없는 사안도 있었습니다. 각 사건의 당사자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사와 공부가 필요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개별 사건마다 필요한 지식을 얻게 되기도 하였고, 당사자들은 절실하기 때문에 공익을 위해 일하려면 공부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학업에 동기부여도 되었습니다. 

 이에 더해 공익분야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필요한 좋은 변호사의 자질과 능력에 대해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상담 사건에서 결국 의뢰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염두에 두되 의뢰인의 의견에 좌우되기보다는 어떻게 의뢰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효과적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변호사의 큰 역할이라고 느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의뢰인의 마음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것인지는 법리만 잘 안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험이 많으신 오진숙 변호사님, 김재원 변호사님의 지도를 받고 상담에 함께 참여하면서 의뢰인과 어떻게 상담해야 하는지 몸소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로스쿨에 다니는 학생으로서 이를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는 공익법률센터 조교 활동 말고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업무를 하며 당사자들의 사정에 공감하며 세상에 대해 조금 더 배우기도 했고, 새로운 문제의식을 키우기도 하며 다양한 방면에서 예비 법조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공익이라는 것이 ‘빈곤’, ‘여성, 아동인권’, ‘환경’, 난민’ 등과 같은 거대한 주제들에 관한 해결책을 추구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와 동시에 내 주변에서 임차보증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사람, 불의의 사고를 당한 사람, 순간의 사소한 실수로 인해 곤경에 처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도 역시 공익에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현실적으로 해결 가능한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거대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공익법률센터에서는 이 두 가지 차원의 공익활동을 모두 경험해보며 문제의식과 해결능력을 키우고, 훌륭하고 실력 있는 변호사님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함께 상담에 참여하면서 학생으로서는 접해보기 어려운 변호사로서의 마음가짐이나 변호사에게 필요한 역량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 미래의 조교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저는 조교로 활동한 학기가 2학년 2학기였는데, 학업, 시험 일정과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외부에서 재판 방청이나 토론회에 참석하거나 공익법률센터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업무들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공익법률센터 조교로 선발되신 분들께서는 적극적으로 변호사님들께 관심분야나 해보고 싶은 업무를 어필한다면 변호사님들께서 이를 고려하여 업무를 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익법률센터의 변호사님들, 직원분들께서는 모두 로스쿨 학생들이 공익과 관련한 교육과 경험을 쌓는 것을 도와주시기 위해 정말 열심히 힘써주시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그 이상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글을 마치며 

 공익법률센터의 변호사님들, 직원분들, 임상교수님들 모두 첫날 가족처럼 따뜻하고 친절하게 맞아주셨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활동 기간에도 식사도 사주시며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진로와 관련한 이야기도 해주시고 학업 일정도 최대한 배려해 주셔서 조교로 있던 기간 내내 유익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학업과 병행하다 보니 바쁜 학기였지만, 시간을 돌려서 선택하라 해도 저는 다시 공익법률센터 조교로 일하고 싶습니다. 지난 3개월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반드시 공익변호사가 꿈이 아니더라도 모두에게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항상 저희를 도와주신 변호사님들, 직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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