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활동 · 참가 후기


[제2기 공익조교 활동소감문] 공익법률센터와 함께 한 1학년 2학기_정규록 조교

작성자
리걸 클리닉센터
작성일
2021-01-04
조회
8

공익법률센터와 함께 한 1학년 2학기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12기 정규록







 

I.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로스쿨 12기 정규록입니다. 저는 2020년 9월부터 11월까지 약 3개월간 공익법률센터에서 제2기 조교로 일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귀중한 기회를 주신 센터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면서, 동시에 조교로서 일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계실 분들을 위하여 센터에서 일했던 경험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II. 주요 활동

 2기 조교는 학기가 계속 중인 9월부터 11월부터 활동하였습니다. 따라서 1기 조교와 활동 내용이 다를 수 있는 점 앞서 말씀드립니다.

 

1. 리서치

 조교로 일하며 가장 많이 했던 것은 리서치 업무입니다. 저는 성폭력 관련 사건의 리서치와 주거 침입과 관련한 리서치를 맡았습니다. 성폭력 사건의 경우 구체적인 사건이 주어진 것은 아니었으나, 근 3년 동안 대법원 판결이 나왔고 언론에서 회자되었던 유명한 사건들의 판결문을 분석하여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을 정리하였습니다. 1학년 2학기에는 형법 각론을 배우게 되는데, 수업에서 배웠던 법리들이 실제 발생한 사건들에 적용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수업에서 배웠던 판례와 비슷해보이는데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비슷해보이더라도 사실관계의 사소한 차이에 의해서 같은 법리가 적용될 수도,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주거 침입 리서치는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과 위요지의 판단기준에 관한 논문 여러 개를 읽은 뒤 이를 정리하였습니다. 성폭력 판례 리서치와는 다르게 공익법률센터에 접수된 사건과 관련하여 리서치를 진행하게 되어서, 리서치 과정에서 이 내용이 당해 사건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를 중점적으로 생각하면서 정리하였습니다. 나중에 사건을 담당하신 변호사님께 의뢰인이 무죄 선고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한 리서치가 보탬이 된 것 같아 무척 기뻤고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법률상담

 공익법률센터에 서울대 구성원들이 법적 문제들에 대해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들어온 상담 중 2건에 대해서 리서치를 진행하였고, 그 중 1건에 대해서는 제가 직접 상담을 하였습니다. 상담을 의뢰했던 것은 서울대 유학생이었는데, 영어 상담을 요청하셔서 센터 변호사님과 함께 영어로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학교 수업에서 배우던 법학 뿐만 아니라 현실에 수없이 많은 법률 규정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의뢰인을 대면하면서 고충을 듣고 이를 법적 관점에 입각하여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경험을 하면서 아직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을 정도로는 실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통감하였습니다. 의뢰인과 상담을 했던 경험이 법학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비록 실제 상담까지 나아가진 못했지만, 다른 상담 건은 임대차 관련된 조사를 하면서 보증금 반환과 관련하여 임차인이 강구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학교 주변에서 자취를 하고 있기 때문에 조사를 하면서 단순히 의뢰인을 위해 조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저에게도 필요한 정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열심히 조사하였습니다. 의뢰인과 상담하고, 원활한 상담을 위해 자료 조사를 하는 과정을 통해서 법률가의 역할은 결국 의뢰인의 고충을 해결하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3. 조정업무

 조교 활동 기간 동안 2건의 조정 업무를 배당받았습니다. 두 건 모두 대여금 반환 사건이었고, 조교의 역할은 배당받은 사건의 기록을 확인하고, ①사건개요보고서와 ②검토보고서를 작성하여 조정위원이신 교수님께 송부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이 중 검토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 사건의 법률적 쟁점과 관련 법리들을 검토하고,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을 정확하게 기술하고, 요건사실에 기반한 사실관계를 서술해야하는 등 일정한 형식을 갖춰야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사법연수원에서 발간한 요건사실론을 참고하고, 대여금 반환 청구의 요건에 사실관계를 포섭하는 방식으로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검토보고서에 법률적 쟁점, 관련 법리에 대한 토의를 거친 후 결론과 조정가능성에 대한 조교의 의견을 작성해야 했는데, 제가 작성했던 부분에 미흡한 점이 무척 많아 교수님의 피드백을 받고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나 계약법의 관련 내용을 다시 복습하고,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주장·증명책임 등에 관하여 공부하면서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에게 배정된 2건의 조정 사건 모두 실제 조정 기일에까지 이르지 못하였으나, 만약 실제 조정 기일에 참관하실 수 있다면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선배이신 조정위원 교수님의 지도를 받을 수 있었던 정말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4. 그 외

 난민인정심사 소송에서 첨부 문서로 활용할 문서들을 번역하는 업무, 법률상담 신청 영문 홈페이지 제작, 공익법률센터의 임상교수님 인터뷰 등의 업무를 하였습니다. 이런 업무들은 정기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비정기적으로 배정받았는데, 데드라인에 맞추어 탄력적으로 업무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서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했던 업무는 법률상담 영문 홈페이지 제작과 인터뷰 업무였습니다. 법률상담 영문 홈페이지를 제작하기 위해 미국 로스쿨의 사례를 검색해보고, 미국 로스쿨 JD 과정을 다니고 있는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는 과정에서 미국 로스쿨에서는 Legal Aid가 굉장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예일대 로스쿨에서는 별도의 클리닉 프로그램을 여러 개 운영하고 있는 것을 보고 서울대 로스쿨에서도 지역사회와 연계된 법률구조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해야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임상법학 교수님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는 아직 임상법학 수업을 듣지 않았기에 수업으로 만날 수 없었던 교수님의 평소 공익에 관한 가치관과, 교수님께서 밟아오신 경력에 관한 진솔한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이와 관련된 인터뷰가 공익법률센터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으니, 공익 분야 진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 뿐만 아니라 진로 고민이 있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이라면 누구나 일독을 권합니다.

 

III. 학업과의 병행가능성

 이 항목에서는 향후 조교를 지원하고자 할 분들을 위해 제가 실제로 일하면서 느꼈던 바를 담담하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3기 조교부터는 근무 기간에 변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 경험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주 근무시간은 40시간이고, 이를 환산하면 일주일에 10시간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출근 시간이 정해지는 것을 좋아하여 수업이 있는 요일인 월요일, 수요일에 2시간씩 근무하고, 수업이 없는 금요일에 6시간을 근무하는 방식으로 근무표를 작성하였습니다. 이렇게 근무표를 작성해서 업무를 해보니, 월요일과 수요일에 수업을 듣고 피곤한 상황에서 업무를 하는 것이 조금 힘에 부치는 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이전에 해왔던 업무를 이어서 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했고, 상대적으로 업무 효율이 높은 금요일에는 새로 맡는 업무나 많은 노력이 소요되는 리서치 업무 등을 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배분하였습니다. 업무 스타일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수업 스케줄을 잘 고려하여 근무 시간을 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총평하자면, 학기 중에 학업과 조교 일을 병행하는 것이 아예 부담이 없는 수준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학기에는 COVID-19 방역 문제도 있었고,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 온전히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시기 등에는 탄력적으로 근무를 하는 등 학업에 지장을 가지 않도록 센터 측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셨습니다. 부여받은 업무의 데드라인과 관련해서도 사정이 생기면 이를 잘 말씀드리면 이해해주시고 합리적으로 조치해주시기 때문에, 학업에 지장이 갈 것을 우려하여 조교 일을 지원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전술하였듯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 사건을 통하여 마주하는 것은 또다른 배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교 활동을 통하여 얻어가는 것이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 등 비용에 비하여 월등히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IV. 결론 

 조교 일을 하는 과정에서 저에게 ‘조교 일을 하면 어떤 일을 하느냐?‘고 묻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굉장히 많은 일을 한다‘라고 두루뭉술하게 답변하고 넘어가는 일이 많아 이 기회를 빌어 최대한 상세하게 작성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조교 일을 하면서 얻게 되는 가장 큰 수확은 업무 경험이 아니라, 센터 관계자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조교 일을 하면서 법조계의 대선배님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영광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이런 귀중한 기회를 주신 김주영 센터장님, 소라미 부센터장님을 비롯하여 조교들의 업무와 고충을 관리해주신 오진숙 변호사님, 김재원 변호사님, 그리고 별관에서 함께 근무하였던 조인영 교수님, 김남희 교수님, 이소은 교수님, 그리고 윤지영 변호사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조교 업무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지원하실 것을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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