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활동 · 참가 후기
[제3기 공익조교 활동소감문] 학업과 실무를 동시에 경험하는 학생이 있다? _하다현 조교
작성자
리걸 클리닉센터
작성일
2021-06-21
조회
12
학업과 실무를 동시에 경험하는 학생이 있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12기 하다현
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저는 2021년 1월부터 5월까지 3기 공익조교로 활동했던 2학년 하다현입니다. 저는 1학년 여름방학에 공익법률센터에서 진행했던 법률상담 프로보노 활동에 참여했던 것을 계기로 관련 활동을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공익조교에 지원했었습니다. 저는 이전에 공익 활동을 해본 경험이 많지 않고, 인권법학회 회원도 아니어서 지원 당시에 지원을 해도 될지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자기소개서에 프로보노 활동에서 느꼈던 점이나 여러 공익활동에의 참여에 대한 의지를 진솔하게 적어 공익조교라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저처럼 공익과 관련된 경험이 적은 분이라도 공익활동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의지만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공익조교에 지원해보시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Ⅱ. 공익조교의 근무방식 및 맡았던 업무
1. 공익조교의 근무방식
우선 공익조교는 1주일에 10시간 근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시험 2주전부터 시험기간까지는 근무를 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대신 보다 여유로운 방학이나 학기 초에 시험 등으로 인해 근무하지 않은 시간만큼 더 일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한창 바쁠 때에는 변호사님께 말씀드리면 매우 자유롭게 일정을 조정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자유로운 시간관리가 가능한 덕분에 유난히 바쁜 2학년 1학기에 변시 4과목을 수강하면서도 공익조교 활동을 병행할 수 있었습니다.
공익조교에게 주어지는 업무는 별도로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공익법률센터에서도 다양한 사건을 맡고 있는데, 제가 참여할 수 있는 사건이 있을 때마다 변호사님이 이메일로 업무를 부여해주십니다. 각 업무마다 디렉션을 구체적으로 주시고, 어려운 점이 있을 때는 언제는 변호사님이 계신 방문을 두드리고 편하게 여쭤볼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업무 수행에 크게 곤란을 겪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기 중에 학업과 병행하다보니 업무가 부담이 될 때도 있었는데, 이 역시 변호사님께 편하게 말씀드릴 수 있었고 큰 부담이 되지 않게끔 많이 배려해주셨습니다.
2. 공익조교로서 맡았던 업무
(1) 리서치
리서치는 공익조교의 업무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업무였습니다. 공익법률센터에서 사건을 맡기 전에 사전작업으로서 해당 분야에서 어떤 법적 쟁점이 문제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해 리서치를 하기도 했고, 이미 진행되고 있는 난민사건에서 난민 측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로 법원에 제출할 수 있는 해외 자료를 리서치하기도 했습니다.
리서치 중에 해외의 판례나 법령을 찾아보아야 하는 일이 적지 않았고, 그 덕에 영국 검찰 사이트, 캐나다 난민심사위원회 사이트, 프랑스 보건복지부 사이트 등 이전에 들어가 본 적 없는 온갖 새로운 사이트에 들어가서 자료를 찾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2) 법문서 작성
2학년 1학기에 법문서의 작성 수업을 수강하면서 각종 법문서를 써보는 경험을 할 수는 있지만, 공익법률센터에서는 가상의 사례가 아닌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사건에 필요한 법문서를 작성하게 된다는 점에서 크게 차별화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익법률센터에서 맡은 주거침입 사건에서 항소이유서에 대한 답변서를 작성했었습니다. 항소이유답변서가 어떤 문서이고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방식으로 검찰의 항소에 반박하는지 등의 내용은 실무에 나가기 전에는 다른 데서 배우기 어려운 귀한 내용이었습니다.
(3) 법률상담
공익법률센터의 주된 업무가 법적 조언을 필요로 하는 학내구성원에게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것인데, 공익조교도 이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공익조교 업무를 시작한 초반에 줌으로 진행되는 2건의 법률상담에 참여했었는데, 상담을 시작하는 것부터 리서치 내용을 바탕으로 의뢰인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는 것까지 제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었습니다. 법률상담을 해본 경험이 없어 다소 부담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변호사님이 함께 참관하면서 예상치 못한 질문에는 대신 답변해주시기도 하고 바로잡아주셔서 문제없이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역시 로스쿨 학생으로서는 공익법률센터에서만 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4) 번역
공익조교가 되기 전에는 번역업무를 많이 맡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리서치만큼이나 번역도 업무 중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모두 영어를 한글로 번역하거나 한글을 영어로 번역하는 일이었고, 비밀유지서약서, 미국 변호사시험 문제, 공익법률센터 영문 사이트에 필요한 내용의 일부, 법원에 제출할 참고자료 등 번역의 대상도 다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법률영어를 자연스럽게 많이 익힐 수 있었습니다.
Ⅲ. 마치며
주 10시간은 공익조교활동에 할애해야 하는 만큼 2학년 1학기 같은 중요한 시기에 학업과 병행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는 있습니다. 저 역시 친구들에게 아침부터 공익법률센터에서 리서치를 하느라 힘들었다는 말을 자주 하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각 사건에서 어떤 점이 흥미롭고 배울 점이 있었는지의 썰도 (비밀유지의무를 준수하는 선에서) 함께 들려주었습니다. 실제로 제 얘기를 자주 들었던 친구들은 공익법률센터 활동이 재미있어 보이고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었습니다.
이렇듯 공익조교활동 속에는 매주 어떤 새로운 사건을 부여받게 될지 기대하는 설렘이 있었고, 수업에서 교과서로 배운 내용을 실제 사건에 적용하면서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공부하게 되고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어진 업무를 수행한 후 공익의 실현에 작게나마 기여하였다는 생각에 느껴지는 뿌듯함 또한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로스쿨에서 공익조교만큼 장기간에 걸쳐 공부와 함께 실무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공익법률센터에서 근무하시는 훌륭한 변호사님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배우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별관에 계시는 교수님들과 오며가며 인사하고 교수님들이 평소 어떤 모습으로 지내시는지 엿볼 수 있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저는 아무리 2학년 1학기가 바쁘다고 해도 시간을 다시 돌렸을 때 공익조교에 지원하는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이제 공익조교가 아니라는 점이 굉장히 서운하고, 공익법률센터는 열람실 제 자리보다 더 자주 갔던 만큼 제 마음 속 고향과 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공익조교를 항상 돌봐주신 오진숙 변호사님을 비롯하여 센터 변호사님들, 교수님들, 직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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