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법률신문] [모두를 위한 법] 배우면서, 바꾸다
법을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하는 학생들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로스쿨에서 학생들과 공익활동을 진행하다보면 이런 질문을 마주할 때가 있다. 나 또한 로스쿨에서 임상교수로 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 학생들에게 큰 기대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변호사시험 준비로 힘들어 마음의 여유가 없어 보이기도 하고, 학부 때 법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이 대부분이다 보니 법학이라는 학문을 새로 배우고 익히는 것만으로도 부담일 것 같기도 하다. 공익적 문제에 진지한 관심을 가진 로스쿨 학생들은 많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수업과 프로보노 활동 등을 통해서 로스쿨 학생들과 함께 여러 공익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의 기대보다 큰, 학생들의 멋진 활약을 종종 경험하게 된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학생도 있고, 외국어 실력을 활용하여 세계 여러 나라의 좋은 법과 판례들을 리서치하는 학생도 있고, 다양한 학부 전공을 살려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보는 학생도 있다. 법을 배우는 새내기이다 보니 서툴고 정리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정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일수록 학생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들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로스쿨에서 공익활동은
법을 이해하는 과정
배움의 과정에서
세상 바꾸기에 기여
작년부터 발달장애인이 휴대폰 개통 과정에서 경제적 착취를 당하는 문제에 대해서 대안을 모색하는 활동을 장애인권단체들과 하고 있는데, 로스쿨 1학년 여름방학을 맞이한 학생들이 프로보노 활동으로 함께 참여하여, 유사한 사례에서 호주 법원의 의미있는 판결과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한 외국의 가이드라인을 찾아서 정리를 해주었다. 내용이 한국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는 것이라 큰 도움이 되었고, 그 이후 법 개정안을 마련하여 국회 의원실에 제안하고 법률개정 운동을 계속 진행하고 있고 토론회도 준비 중이다. 그 과정에 함께 한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로스쿨 학생들의 리서치와 아이디어가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실마리를 찾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
법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만으로도 쉽지는 않지만, 기존 법이 가진 한계나 모순을 발견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활동을 통해서 법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로스쿨의 공익활동은 법을 이해하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또한 배움의 과정에서 세상을 바꾸는 일에 기여하는 것도 로스쿨의 공익활동을 통해 가능한 일이다. 배우고 바꾸면서 성장한 학생들의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