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활동 · 참가 후기


[제9기 공익조교 활동소감문] 공부 너머의 성장을 경험한 한 학기, 공익조교 추천합니다

작성자
리걸 클리닉센터
작성일
2025-06-18
조회
24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15기 임현창

 

1. 들어가며

'나는 전업 공익변호사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하며 로스쿨에 입학한 뒤 1년은 혼란과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당면한 학업의 양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험의 압박, 같은 진로를 공유하는 사람이 적다는 외로움에 허우적일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법전원 생활 중에서도 제 당초의 목표와 문제의식을 잃지 않게 해 주었던 것은 역시 공익법률센터에서 열어주거나 지원해 주는 여러 프로그램들에 참여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1학년을 끝내고 2학년이 될 준비를 하면서 내가 로스쿨을 다니면서 비록 여유가 많지는 않겠지만, 그런 시간 속에서도 내 진로를 좀 더 구체화시키고 앞길을 명확히 그려갈 수 있는 현실적인 근거와 경험들을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가 하고 고민해 보았습니다. 주변에 있던 많은 분들이 공익법률센터 조교를 지원해 보라고 추천해 주셨습니다. 1학년을 지내고 나서 그래도 입학할때만큼의 법 문외한(?)의 수준에서는 벗어났고, 다들 한참 진로를 고민할 때인 2학년 1학기가 적당하다고 생각해서 지원했고, 감사하게도 조교로 선발해 주셔서 지난 한 학기동안 공익법률센터에서 조교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2. 활동하면서

가. 진행업무



공익법률센터에서 조교로 활동하면서 여러가지 유형의 활동을 맡아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 소소송기록을 보고 사실관계 정리하고 소장 작성하기, 소송을 위한 입증자료ㆍ관련 법리ㆍ해외사례 리서치하기, 공익법률센터로 들어오는 학내 구성원의 법률상담 진행하기, 센터기획ㆍ학생기획 프로보노에 내용적ㆍ행정적으로 조력하기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비록 제가 변호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 혹은 공익법률센터에서 진행하는 모든 종류의 업무를 해 본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일전에 다른 여러 선배 변호사들로부터 공익변호사는 더욱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것이 어떤 삶인지 조금이나마 체험해보고 옆에서 겪어본 느낌이었습니다. (실제 변호사 업무와의 유사도에 대해서는 변호사가 되어 사회로 나올 수 있게 된다면 그때 다시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이 모든 일들에 있어서 느낄 수 있었던 가장 긍정적인 감정은 내가 배운 법률지식이 사례문제집의 납작한 글자들을 마주할 때만 쓰이는 것이 아닌 실제 그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의 삶에 있어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갖게되)는 효용감이었습니다. 학내 구성원이 들고오는 실제사건을 이해하고 상담을 준비하면서, 프로보노 프로그램의 밑작업을 위해 민법 교과서에도 나오는 임대차 법리부터 국가배상소송을 위한 70년대 공문서조사까지 진행하면서 현실의 문제는 법리건 사실관계건 지금 접하는 사례문제들보다 훨씬 복잡한 일이라는 것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아직 배우지 않은 부분도 조금씩 찾아가면서 앞으로 이런 것을 더 배워나가야겠구나 하는 전망을 그릴 수도 있었습니다.

 

나. 학업과 조교일의 균형점을 찾아가기

 

학업과 조교일의 비중 조절도 조교 일을 하면서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 중 하나였습니다. 이미 학업을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내 역량의 100%를 한참 뛰어넘는 것만 같은 것이 로스쿨 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내가 공부를 하지 않는 시간도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그 시간을 좀 더 생산적이고 알찬 시간으로 만들어 보는 방법 중 하나가 공익법률센터 조교라고 생각합니다. 공익조교 일과 함께하는 한 학기는 때로는 공부와 일에 치여 내 역량을 넘는 게 아닌가? 싶은 순간들도 있었습니다만 결국에는 찰량찰랑 넘치지 않게 시간과 체력, 노력의 정도를 잘 조절하면서 유지하는 연습이 되었습니다. 공익조교 활동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센터의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실제 변호사가 되면 앞으로 이런 날들의 연속일 것이라며 자신의 한계를 잘 확인하고 중요도를 조절하는 경험을 잘 겪어두라는 말이 아직도 기억에 정말 깊게 남습니다.


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기



무엇보다 공익법률센터 조교로 일하면서 얻을 수 있는 혜택 중 하나는 프로보노나 임상법학을 하면서 혹은 그냥 학교 건물을 돌아다니며 지나쳤던 분들과 좀 더 자주 보고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 분들이 한분한분 정말 좋은 점이라는 것을 알아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공익법률센터에는 임상교수님들부터 지도변호사님, 펠로우변호사님, 행정 선생님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계시고, 조교일을 하는 한학기 내내 모든 분들과 한번씩은 뵙고 이야기할 기회가 있습니다. 교수님과 변호사님들은 저희 조교들에게 업무를 갖다주시면서도 늘 저희의 지식수준과 시간을 고려해서 언제나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라고 격려해 주시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할 수 있도록 하게끔 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오히려 제가 일을 하면서도 좀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행정 선생님들께는 오히려 학생기획 프로보노를 진행하면서 조교라는 이유로 없던 일을 더 얹어드렸는데 너무나 잘 도와주셔서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무엇보다 함께 조교를 맡은 김신엽 조교와는 합이 잘 맞아서 더욱 좋은 기억들을 남겨갈 수 있었습니다. 로스쿨을 다니다 보면 늘상 보는 사람의 풀도 좁아지기 마련인데, 다양한 분들을 새롭게 만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 학기동안 너무나 잘 챙겨주신 모든 공익법률센터 구성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3. 마무리하며

개인적으로 로스쿨에 온 뒤 공부를 하면서 자주 느꼈던 회의감 중 하나는 내가 이걸 배워서 나중에 언제 활용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언젠가 내가 이 지식들을 가지고 사회에 나가서 쓸 때가 올 것이란 것은 알고 있지만, 열람실에 앉아있자면 그런 시절은 안 올것만 같이 느껴질 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저처럼 성질급한 분이 계시다면 공익법률센터 조교를 하면서 그런 조급증을 달래기도 하면서 본인에게도 성장의 기회가 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학년 1학기도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공익조교 일을 하면서 숨이 트이는 도움도 받고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변화도 가져보며 어찌저찌 잘 살아남은 것 같습니다. 험난한 로스쿨 생활, 나의 진로가 어떻게 될 지 고민하고 있다면, 나의 로스쿨 생활에 그래도 시험공부 말고 적어도 또 다른 의미있는 한 가지에 힘을 쏟아봤다는 기억을 남기고 싶다면 공익조교 일에 지원해 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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